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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표 조현보 - 1부: 사업 및 회사 비전

by 정하은 (인턴)


반도체라면 삼성·하이닉스밖에 모르는 당신에게 🤷‍♀️


최근을 비롯해 특정 연도마다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큰 이슈입니다.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기대에 삼성전자 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오르지 않는 주가에 크게 실망하는 일도 있었고, 원자재와 차량 제조 회사들의 주가 또한 반도체 시장과 맞물려 등락을 거듭할 만큼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반도체 계열사가 좋은 실적을 내고, 어떤 기술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 제조사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또 성능을 검증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인터뷰는 이전에는 생소했던 유망 반도체 산업을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알세미(Alsemy)의 CEO 조현보님을 만나 본투비 문과인 제가 (1) 알세미의 반도체 관련 경쟁력과 (2) 회사로서의 매력을 알아보았습니다. 대표님과 직접 진행한 인터뷰이니, 회사 비전과 가능성도 제대로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알세미는 어떤 반도체 회사인가요? 왜 주목해야 하나요?


Q: 안녕하세요, 우선 거두절미하고 제목을 보고 들어오신 분들을 위해 알세미는 어떤 반도체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알세미는 반도체 소자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반도체 칩은 아주 작은 소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별 소자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아야 완성된 반도체 동작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 과정을 사람들이 직접 분석하곤 했는데, 이제는 반도체가 아주 작아지고 복잡해져서 수식을 만들고 모델링하는 게 많이 어려워졌어요. 전문가들이 수년에 걸쳐 결과물을 내놓더라도,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요. 저희는 딥러닝을 이용해 수식을 만들고 변수를 도출하는 과정을 자동화하고자 합니다. 컴퓨터 내에서 일종의 가상 공간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더 정확하게 소자의 특성을 설계자들에게 전달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반도체 성능이 이전보다 좋아지는 데에 일조하리라 봅니다. 아, 좋은 반도체를 양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고요.


Q: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도체를 조립하는 그림보다는 반도체 개발 맨 앞에 있는 설계 단계를 떠올려야 회사 사업을 이해할 수 있겠네요. 방금 거시적으로 사업 소개를 해주셨는데, 최근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소프트웨어 제품도 한 번 설명해주세요. A: 반도체 회사들은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요. 자료 수집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정확한 예측치를 뽑아내는 일은 훨씬 난이도가 높은 영역에 속해요. 그 예측을 해내는 도구가 저희 소프트웨어인데, 딥러닝을 이용해서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빠르게 모델링을 한 후, 시뮬레이션을 돌려 특정 반도체 성능이 어떨지 미리 알아보는 거죠.


Q: 제가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회사 사업 및 제품 특징은 이해했는데, 알세미 소프트웨어가 저 같은 사람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반도체 제작에 활용되는 것 외에 알세미 제품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A: 우선 알세미 사업 및 제품의 키워드 중 하나가 ‘최적화’라는 것부터 말씀드릴게요. 기본적으로 EDA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반도체가 어떻게 동작할지 알아내는 것이지만, 더 확장된 시각에서 보면 복잡한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설계 및 공정 과정 사이에 최적화라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그 어느 반도체를 만들던 모델링은 항상 사용되기 때문에, 최적화를 잘한다는 것은 곧 반도체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보니까 아이폰 사용자이신 것 같은데, 사용하시는 핸드폰이 제때 출시되고, 빨라지면서 가격은 유지되고, 충전이 짧은 시간 내에 끝나는 이유는 반도체 최적화가 잘 됐기 때문이에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기기가 적기에 더 높은 질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Q: 전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EDA 소프트웨어 개발이 발전되고 있는 와중에, 국내에는 관련 기업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 아쉬웠고, 해외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대표 EDA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고 싶다”고 답하신 것을 봤어요. 이 인터뷰에서는 국내 대표 EDA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어야 할 이유나, 혹은 후속 목표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신 배경이 궁금했어요. A: 국내 대표 기업이 되고 싶다는 말이 한국 내에서만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좋은 EDA 소프트웨어는 만들어놓기만 하면 모든 반도체 회사가 사용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게 돼요. 외국에는 시가 총액 몇조~몇십 조 규모의 반도체 EDA 소프트웨어 회사가 여러 개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뛰어난 컴퓨터/알고리즘 전공자들이 진출하실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인 상황인데, 한국에서도 CAD,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 전공자분들께서 지식을 마음껏 활용하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서 “국내 대표 기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 1차 목표는 세계의 반도체 회사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저희 소프트웨어가 많이 발전하고 자리를 잡으면 2차로는 인접 기능을 덧붙여 나가고 싶어요.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기본을 잘 잡아 놓으면, 여러모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그런데 직접 전자기기를 제조해서 판매하시는 것도 아니고, 소프트웨어만을 판매하신다면 고객층이 좁아 성장이 어느 순간에 정체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금 말씀해주신 사업 분야 확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도 알고 싶어요. A: EDA 소프트웨어 고객만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성장이 크게 둔화하겠죠. 하지만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을 확보한다면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게 카카오톡을 예시로 들어볼까요? 처음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크지 않은 회사였는데, 점점 전 국민에 가까운 수가 카카오톡에 의존하게 되자 광고를 붙이고, 금융/판매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죠. 이제 보니 콘텐츠 제작/IP 쪽에도 진출 중이네요. 알세미가 가진 비전도 이와 같아요.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필수인 소프트웨어를 독점으로 제공하게 되면, 시뮬레이션/데이터 해석/업무 프로세스 최적화 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또한, 알세미 소프트웨어는 근본적으로 모든 물리 현상을 모델링할 수 있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센서/디스플레이 영역에도 쓰일 수 있을 거고요. 전달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모델링 시장을 비롯해 외부 시장에서도 충분히 저희 소프트웨어와 기술이 먹힐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그리고 그 외부 시장은 끝없이 확장될 것 같고요.


Q: 듣고 보니 정말 소프트웨어는 범용성도 높고 응용하기 쉽겠네요. 그렇다면 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신가요? A: 네, 반도체 회사/연구소/대학 등에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받는 방식이에요. 아직은 제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몇몇 잠재 고객과 프로그램 테스트를 해가면서 공동 PoC (Proof of Concept, 신기술을 개발하기 앞서 그것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를 진행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어요.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높아지면 원래 생각했던 사업 모델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될 거예요. 저희가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는 개인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전문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요. 그러나 완성되기만 하면 다른 기업들이 쫓아올 수 없는 독점적인 지위에 오를 거예요. 그땐 최대한 높은 수익을 내야겠죠?


Q: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 이외에도 기업과 연구기관을 직접 상대하고 계신데, B2B 사업을 이끌면서 느끼신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B2B 사업은 한 번 계약할 때 계약금 규모와 사업 범위가 넓지만, 그만큼 제품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고객을 찾을 수 없다는 까다로운 점이 있어요. B2C 기업들은 물건을 바로바로 팔기 때문에 한 달 동안 얼마나 큰 성과를 냈는지 가시적인 결과치를 낼 수 있는데, B2B 기업들은 그러기가 어렵죠. 고객이 원하는 품질에 제품을 맞추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초기에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를 마련하기가 어려워요.


(2) Why Alsemy?


Q: 이전 질문까지는 어떤 기술 상품을 만들고 계시는지, 또 사업은 어떻게 유지하고 계시는지 여쭤봤는데요, 기술 측면 이외에도 알세미 내부 경쟁력도 높을 것 같아 그 부분에도 질문을 드리려 해요. 회사 가치, 문화, 전문성 등과 관련이 높은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AI/반도체/프로그래밍 분야 인재들이 읽는다고 생각하시면서 답변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 많은 IT 스타트업 중 알세미를 꼭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A: 알세미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별한 회사입니다. 스타트업들 중에는 이미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모델을 수입해 한국에서 다시 실행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곳들이 많은데, 알세미는 아예 세계에서 개발 시도가 없었던 분야에 도전하고 있어요. 물리 현상을 모델링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회사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개발 사례가 전혀 없는 분야에서 EDA 전문가와 고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기술을 만들고 있어서 무엇보다 특별한 도전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동안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 알게 된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께서 전문 지식을 충분히 활용하시지 못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하며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어요.. 박사 학위를 따놓고 웨이퍼를 나르고 있다던가… 하는 사례를 많이 봐서 저도 그렇고 다른 분들이 회의를 느낄 만한 사업은 진행하고 싶지 않아요. 알세미에 오시면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일을 주로 극한으로 밀어붙이며 하고 있어서 하나씩 일을 성공시켜나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어린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경력을 가지고 오시는 직원분들을 보면 우리가 하는 일에서 생기는 보람과 즐거움에 충분히 공감하고 계세요. 경력자가 아닌, 이제 막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께서는 전문가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저희에게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시며 좋은 인연을 쌓아나가실 수 있을 거라 장담합니다.


Q: 확실히 아무도 가고 있지 않은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과 창의성 모두가 필수겠네요. 요즘 회사는 오랜 시간 동안 책상 자리를 지키는 곳이 아니라, 개인이 성장할 기회를 얻어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특히 젊은 층에서 많이 퍼지고 있다는데요, 알세미에 들어오면 이것 하나는 확실히 배우고 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역량 혹은 지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삼성/SK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과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으신 직원분들의 비율이 아주 높아서 업무 분야 전문지식은 자동으로 얻어가실 수 있어요. 우리 회사 내 AI 팀 업무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보통은 AI 모델을 개발할 때 기존 데이터나 API를 가져와서 조금 수정해서 쓰는 일이 많은데, 알세미에서는 이 모델이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구조는 어떻게 짜야 하는지 수준의 토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백지상태에서 내용을 쌓아 올라가는 식으로 일이 진행돼요. 따라서 이미 만들어진 무언가를 관리하는 게 익숙하신 분들은 조금 적응하기 힘드실 수 있겠죠.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만큼 업무 자유도가 높긴 하지만, 주어진 목표를 스스로 이루어나가며 높은 기술 수준을 필요로 하는 소통에도 참여하시려면 이 상황 저 상황에 부딪히시며 엔지니어가 필요한 근육을 많이 발달시키실 수 있을 거예요.


Q: 저도 대학에서 한국어로 쉬운 리포트를 쓸 때보다 영어로 어려운 에세이를 쓸 때 고통스럽긴 하지만 실력이 많이 느는 것을 체감했어요. 지식과 능력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알세미를 거치면 경력 발전에는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A: 저희가 스타트업이니 대기업과 비교를 간략히 해볼게요. 대기업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1인분만 해도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 수명이 직원들의 성과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지라, 알세미에서는 모두가 지속해서 내 능력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안정된 대기업에 비해 더 치열하다고나 할까요? 요즘 이런 분위기에서 뛰어난 기술을 내놓고 있는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잖아요. 저희도 기술로 성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꾸준히 연구를 거듭하고 있고, 경력 상에서 알세미에서 진행하신 연구가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논문을 써서 학회에 참석하거나, 알세미 외부 학자분들/대기업과 닿을 기회가 많아서 좋은 인맥 풀도 만드실 수 있고요.


Q: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스타트업 평균 수명은 20개월이며, 전체 중 약 10% 정도 스타트업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알세미는 벌써 3년 차 기업이니, 많고 많은 인재가 세운 회사 중 최소 평균 이상은 하고 계신 건데요, 앞으로 알세미는 얼마나 오래 살아남고, 또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요? A: 저는 앞으로 알세미가 계속 성장하리라 생각해요. 너무 자신감 있었나요? (웃음) 하지만 희망에 가득 차서 소원을 빌듯이 하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본인 분야에 통달하신 직원분들이 모여서 기술을 만들고 있고, 다음에 고객이 될 또 다른 전문가 집단에서도 많은 지원과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이 한 이유예요. 그리고 사업 분야 자체가 이제 시작하고 있는 직종이기 때문에 길이 열리면 열렸지, 닫힐 일은 없을 거예요.


Q: 저도 알세미가 지금 추세보다 크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서도 특히 알세미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으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알세미만의 성장 동력이 있는 건가요? A: 우리 회사는 말하자면 장인의 기술을 만드는 곳이라 할 수 있어요. 겉으로 보이는 소프트웨어 기능은 극히 일부분이고, 기능 기저의 알고리즘, AI 모델, Strategy flow 등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 역할을 해요. 그래서 영화에 많이 나오는 밤새워서 코딩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와는 다르게, 연구를 통해 모델의 근본 구조를 개선하고 모델링하는 일이 주어질 거예요. 비유하자면 장인이 만든 칼이나 그 칼을 만드는 재료도 다루지만, 근본적으로 칼을 만드는 실력을 보완해나간다는 점에서 다른 IT 스타트업과 비교해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Q: 개인 역량이 중시되는 상황에서, 알세미는 신생 분야에서 크게 성장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좋은 직장이 되겠네요. 사업 분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성장 환경 이외에 회사에서 자체 제공하는 역량 지원이 있나요? 그리고 회사에서 찾고자 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A: 질문 순서와는 반대로 인재상과 역량 지원 순으로 답변 드릴게요. 알세미의 고객들은 이미 굉장한 반도체 전문가이시고, 지금까지 사용했던 제품의 틀을 깨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알세미의 주 업무이기 때문에 (1)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하시는 분, (2) 저희 사업 분야의 깊은 전문 지식을 갖추신 분, (3) 업계 최신 동향에 밝으면서 기존/잠재 고객을 잘 알고 계신 분들이 필요해요. 이분들의 능력이 최상으로 발휘되어야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결과를 만들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직원분들께 높은 수준을 요구하게 되었는데요, 높은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이들을 이해하고, 만족시켜야 하므로 알세미 팀원 개개인이 어떤 눈높이를 가졌는지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어요. 이런 분들을 모시고 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희도 노력해야겠죠?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요즘 말하는 T자형 인재가 필요해요. 본인 분야 바깥의 연관 지식도 얕게나마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저희는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팀별 연구를 지속 중인데요, 내부 토의 및 선행 연구 분석은 기본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누구나 들을 수 있는 회사 자체 세미나 진행, 외부 학회/세미나/컨퍼런스 참석, 공동 연구/세미나가 주가 되는 산학 협력을 병행 운영 중입니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참석에 제약이 걸리긴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규모가 큰 학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Q: 회사에 필요한 인재, 그리고 그 인재를 데려오거나 만들기 위해 회사가 노력하는 것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죠. ‘이런 사람은 좀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싶은 인간상은 무엇인가요? A: 아마 수동적인 분들은 우리 회사에 적응하기 힘드실 것 같아요. 우리 회사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본인 일에 자부심이 강하고 스스로 새로운 호기심을 충족시켜가는 사람인데, 수동형 사람이라는 말이 딱 정반대 아닌가요?. 누군가가 정해놓은 규칙 없이 일처리가 어려우신 분들은 체계가 세세하게 배정된 직장을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제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보니 알세미 팀원분들 모두 상황을 보고하시거나 질문을 던지시는 데 적극 참여하시긴 했어요. 그간 저도 다양한 집단에 속해봤는데, 다 같이 겁내지 않고 활발하게 의견을 내는 분위기가 얼마나 조성되기 어려운지 잘 알고 있어요. 그만큼 직원분들에 대한 애정도 크실 것 같은데, 알세미 전체 구성원을 설명할 수 있는 한 단어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개척자’ 아닐까요? 분야가 분야인지라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할 일이 많고,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고 있는 길을 가고 있으니까요. 원래는 ‘전문가’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밋밋해 보여서 더 낭만적인 단어로 바꿔봤어요. (웃음)


(부록) 대표를 알아야 회사가 보인다


Q: 예전에 인터뷰하신 자료를 보니, “한 회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면 된다”고 하셨더라고요. 앞에서는 회사 조직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드렸었는데, 여기부터는 짧게나마 대표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해하고자 해요. 동일 인터뷰 자료에서 알파고가 참여한 바둑 경기를 보시며 동기 부여가 됐다고 하셨는데, 그 동기 부여가 어떤 것이었는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A: 짧게 말하자면 AI의 가능성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AI를 제 분야에 이용하고 싶어진 거죠. AI가 개와 고양이를 잘 구별할 수 있게 된 지는 좀 됐어요. 당시 반도체 업계 재직자로서 제가 봤을 때는 동물을 구분하는 일 정도는 별일 아닌 것 같았죠. ‘그래, 뭐 그 정도는 해야겠지? 근데 설마 반도체 설계처럼 복잡한 일도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 중이었는데,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 바둑 경기에서 4번이나 승리하는 것을 보고 머릿속 편견이 보기 좋게 깨졌어요. 사실 모델링 업무는 AI가 하는 일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조금 어렵지만 모델링은 반도체 소자에 발생하는 물리 현상(예를 들어, 전압이 걸렸을 때 전류가 어떻게 흐르는지)을 수식으로 만들고, 이것을 바탕으로 함수를 도출하는 일인데, AI도 깊게 파고 내려가면 함수가 아주 중요한 요소예요. 그래서 함수를 잘 만들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것을 AI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인간보다 모델링 업무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후 사업 시작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내가 하려는 일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뛰어나고 열정 있는 여럿이 모여 오래 연구를 계속하면 언젠가는 인간을 뛰어넘을 AI가 탄생할 것이고, 그 정도 시기에 도달하면 우리 생활 속 아주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는 저만의 미래 예측도 하게 됐고요. 이 모든 고민과 기대감을 안고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회사에 경력을 걸고 오신 다른 직원분들도 공감해주셔서 보람 있네요.


Q: 저는 그때 터미네이터같이 AI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어두운 미래만 상상하고 있었는데… 역시 뭔가를 알아야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계기가 생기는 것 같네요. 알파고 대국을 시청하신 일이 사업 구상의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스타트업 창업 전후로 ‘현보님’ 자체가 변화하신 전환점이나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사람들이 저마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 자주 되뇌어보게 되었어요. 이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할 때는 내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저만 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위치로 이동했어요. 회사 직원분들뿐만 아니라 투자자, 기술 지원을 해주시는 분들과도 계속 소통해야 하고요. 그만큼 많은 사람과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고, 새로운 사람들도 우리 사업에 동참하라고 설득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그러다 보니 ‘이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은 싫어하고, 어떤 결과를 보고 싶어할까?’ 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큰 조직 내에서 개인으로 존재할 때와 규모가 작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있을 때, 이 다른 2가지 상황을 순서대로 겪으며 얻게 된 좋은 습관인 것 같아요.

Q: 다른 말로 역지사지 사고방식을 자주 하게 되셨다는 얘기네요. 회사와 관련해 역지사지를 해보자면, 알세미 직원분들께 현보님은 어떻게 비춰질까요? A: 음… 교수님? (웃음) 저는 대표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을 직접 관리하고 지시를 내리기보다,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제공하고 전체 비전을 궁리하는 일이 더 적성에 맞아요. 실제로도 개인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직원분들의 개인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저는 큰 흐름을 조율하는 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직접 연구를 진행하는 일 등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가진 잠재 역량을 발굴하고 그것을 위기 상황에서 잘 이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좋은 제품이 탄생하는 것 같아요. 잠깐 회사 설립 초기로 돌아가 생각해보니, 그때는 정말 회사 분위기가 대학교 연구실과 많이 유사했던 것 같기도 하네요. 학생들은 열심히 연구하고, 교수님은 가끔 코멘트를 남겨주시는 것처럼요. 분업 및 제품 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행정 업무도 맡게 되었는데, 이것까지 고려하면 연구 이외에도 이것저것 하는 학장님에 더 가깝기도 하네요.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해하기 쉽게 비유와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 답변 덕분에 저도 왜 알세미의 사업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이 더욱더 많은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려면,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알세미와 같은 기업들이 주목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정하은 (알세미 하계 대학 인턴, 연세대학교 QRM 2학년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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